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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다른 호수의 해초가 더 무성해 보이는 법 PART 12

늘 다른 호수의 해초가 더 무성해 보이는 법 PART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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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캐릭터를 상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주인공으로 캐스팅하기는 힘들다. <나니아 연대기>에서 봄, 여름, 가을을 없애버리고 모든 영역을 기나긴 겨울로 만들어버린 하얀 마녀와도 같다. 아니, 어쩌면 이런 캐릭터는 약한 게 아니라 섬들을 하나하나 파괴하는 <모아나>의 카처럼 윤리 관념 자체가 없는 건지도 모른다. 테 카는 사악한 마음에서 섬들을 먹어치운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의 본성을 따른 것이다. 심장을 도둑맞았기 대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테 카를 응원할 수는 없다.

'하쿠나 마타타'와 '보살'

어쩌면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도겐 선사의 이상은 존경할 만하나, 21세기에 그걸 실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요즘 시대에 가만히 앉아서 명상이나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한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우리는 상사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인터넷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폭주한다. "저는 최고가 될 생각이 없습니다. 경쟁에서 이기려고 애쓰다가 자아에 집착하게 되는 게 싫거든요"라고 상사에게 말해보자. 과연 그런 말을 하고도 승진할 수 있을 것 같은가?

하지만 이러한 압력은 도겐의 시대에도 존재했다. 그가 부유하고 권세 높은 사람이 될지 승려가 될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었다는 걸 생각해보라. 당시의 부자들도 지금만큼이나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나는 지금 의도적으로 '호화로운glamorous'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단어의 워어원은 남을 속이기 위한 주술적인 말을 뜻하는 'glamer'부다. 부와 권력은 행복을 안겨주겠노라 약속하지만, 그 약속은 공허하다.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 부유하고 힘도 있지만 불행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사람들 천지다. 그래서 선사는 우리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

여기에 유력한 답이 하나 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면, 부와 권력이 우리의 주의를 흐트러뜨릴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아라는 존재 자체가 없는데 부나 권력을 쌓으려 해봤자 헛수고일 뿐이다. 당신이 없다면 당신의 물건이라는 것도 없다.당시 자신이 정말로 불완전하고, 계속해서 변화하며, 상호연결된 과정이라면, 그런 당신이 소유한 모든 특성도 마찬가지다. 풍요와 영향력을 얻어봤자 다른 모든것들과 마찬가지로 괴로울 뿐이다.

디즈니의 전문 분야인 더 나은 삶에 대한 환상은 현실 도피의 한 방편에 불과하다. 그리고 다른 형태의 현실 도피와 마찬가지로 그것이 약속하는 보상은 신기루일 뿐이다. '물론이지, 친구. 넌 영웅이 될 수 있어.' 하지만 영웅적인 환상의 절정을 맛본다 해도 결국 끝이 찾아오게 돼 있다. 지금, 여기로 내려오면 공허함과 괴로움이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도겐은 현실 도피의 반대인 해탈을 원했기에 수도승의 길을 택했다.

존재의 세 가지 표지가 문제라면, 그것들을 피하지 않아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히려 끌어안아야 한다. 그렇게만 하면 더 깊은 수준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은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원래 그러한 것이다. 우리가 그런 것들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진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상황이 변화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그런 것들은 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지 않는다. 당신은 해탈한 것이다. 그리고 평생 "하쿠나마타타(<라이온 킹>에 나오는 노래로, '걱정하지 마'라는 뜻-옮긴이)"를 부르며 살 수 있다.

그렇다고 선불교의 길이 쉽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부처도 3년 내리 좌선을 하고서야 자신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걱정 없이 사는 게 쉬운 것처럼 들리는 건 티몬과 품바의 탓은 아니다. 그들은 딱히 해탈을 노래한 게 아니라 지나친 허세를 부린 거니까. 하지만 들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이 노래에서 선불교의 핵심을 발견할 수 있다. 평생 아무런 걱정 없이 살고 싶다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면, 걱정이란 객관적 사실이 아닌 주관적 반응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조금씩 자신의 반응을 조종해나갈 수 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서 존재의 세 가지 표지를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거기서 해방시킬 수 있다. 또 한 가지 길은 외부로 관심을 돌려 존재의 세 가지 표지로부터 도망침으로써 인생의 모든 걱정거리로부터 달아나는 것이다. 이 길을 선택할 거라면 도겐 선사를 대신해 행운을 빌겠다.

'숨은 미키'와 '신의 감추심'

- 로버트 K. 가르시아, 티모시 피커번스

숨은 미키 찾기 전문가인 스티븐 배럿에 의하면 '숨은 미키'란 "디즈니의 이매지니어Imagineer(상상하다imagine와 엔지니어engineer의 합성어로 디즈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직원들을 뜻함-옮긴이)와 아티스트들이 디즈니 놀이동산, 호텔, 식당 등에 숨겨놓은 미키 마우스의 전체 혹은 부분적인 이미지다. 숨은 미키는 보통 미키 마우스의 얼굴을 나타내는 커다란 원과 귀를 나타내는 작은 원 두 개로 이러우진 상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한편, '신의 감추심'은 설령 신이 존재한다 해도, 때로는 너무 멀이 떨어져 있거나, 부재하거나, 혹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금부터 살펴보겠지만, '숨은 미키'라는 우리가 '신의 감추심'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단호한 침묵 : '신의 감추심'을 경험하다.

신을 인격적으로 사랑하는 신자들은 이른바 '신의 감추심'을 경험할 때, 그러니까 신이 자신들에게 침묵할 때 자신들의 삶에 신이 부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힘들어한다. 인격적이고 사랑이 많은 신이라면 우리와 이러이러한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자신들의 기대가 좌절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우리를 사랑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우리 곁에 있고, 언제든 시간을 내주며, 우리에게 신경 써주기를 기대한다. 다시 말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언제든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우리가 여태껏 들어온 바에 따르면, 신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를 사랑하며, 평범한 인간들과는 달리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 세상에 신이 우리에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을 방해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신이 부재하거나 멀리 떨어져 있거나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면, 우리의 기대는 무참히 짓밟힌다. 그럼 우리는 신이 정말로 우리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때로는 신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의심하게 된다.

아무리 독일한 신자들도 '신의 감추심'을 겪으며 괴로워했다. 예를 들어, 테레사 수녀도 수십 년간 신이 부재한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주여, 나의 하느님이시여, 제가 누구이기게 저를 버리셨나이까? 주님이 나를 사랑하시던 자녀가 이제는 주님께 가장 미움받는 자가 되었고, 주님이 원치 않아 버리신, 사랑받지 못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부르짖고, 매달리고, 간절히 원하지만, 응답하시는 분이 계시질 않습니다. 제가 붙들어야 할 분도 계시지 않습니다. 저는 혼자입니다...... 저의 믿음은 어디로 갔사옵니까. 저의 가장 깊은 마음속까지 들여다봤지만 아무것도 없습니다. 공허하고 어두울 뿐입니다. 나의 하느님. 헤아릴 수 없는 이 고통이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제 안에 믿음이 없습니다. 가슴속에 밀려드는 말과 생각을 감히 입 밖으로 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로 표현 못할 괴로움에 시달립니다. 응답을 받지 못한 수많은 질문들이 제안에 남아 있지만, 부디 저를 용서해주시옵소서. 저의 생각을 천국으로 올려드리려 할 때마다 죄악과도 같은 공허 속에서 그런 생각들이 날카로운 칼처럼 제게 되돌아와 저의 영혼을 찌릅니다. 주님은 저를 사랑하신다고 들었건만, 현실의 어둠과 냉기와 공허가 너무나 커서 제 영혼에는 아무것도 와 닿지 않습니다. 성심의 부르심에 저 자신을 맹목적으로 내맡기지 말았어야 하나이까?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것 같은 상황에 테레사 수녀는 '말로 표현 못할 괴로움'을 호소하며, 이것을 어둡고 냉혹하고 공허한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하느님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자신을 원치 않으며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하느님이 함께해주시기를, 자신에게 와주시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하느님은 신경 쓰지 않는 것만 같다. 그래서 테레샤 수녀는 하느님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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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http://b-worm.tistory.com/154 by ccl(A) rewrite - 2021-11-29 18: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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