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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시인과 하이퍼텍스트 그리고 독자의 선택

김수영 시인과 하이퍼텍스트 그리고 독자의 선택

풀'을 대하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1단계 김수영 시인의 "풀이 눕는 다"에서 출발해서, 2단계에서는 46개의 시구 가운데 "그대 마음 깊은 곳에서 자라는 풀이"라는 시구가 마음에 들어 그것을 마우스로 클릭했다고 치자. 그러 면 "그대 마음 깊은 곳에서 자라는 풀이/가난한 이들의 길을 열고"(이제하)라는 온전한 시구가 글쓴이의 이름과 함께 나타난다. 이 단계에서 독자는 '잇는 글' 단추를 선택해 다음 3단계의 글을 읽거나, '즉석 비평' 단추를 클릭해 해당 시구 에대한비평에참가할수있다.다음단계,그다음 단계에서도계속이런방 식으로 읽어 나가면 된다. 또한 이 하이퍼텍스트 시는 각 어절 단위로 하이퍼링 크 되어 독자가 원하는 어절 단위로 선택해 읽어 나갈 수도 있다. 독자의 선택 에 따라서 이 하이퍼텍스트 시는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 저자 의 권위 혹은 아우라 같은 말은 설 자리를 잃는다. 우리는 지금 눈앞의 가상공 간에서 새롭게 탄생한 시인과 독자를 접하고 있는 셈이다. 아니, 그 웹사이트에 들러 클릭, 클릭했다면 우리 자신이 이미 '새로운 독자'가 된 것이다.139) 이러한 시도는 팬포엠이라는 싸이트를 통해서 하이퍼텍스트 시 쓰기에 대해 그 가능성이 확장된 실제적 예이다. 팬포엠은 디지털 문학 환경 속에서 시인과 독자들의 위상이 변화하는 양상을 고찰하기 위해 기획한 하이퍼텍스트 시쓰기 프로그램이다. 팬포엠(FanPoem)이 란 명칭은 팬(fan)과 포엠(poem)을 합쳐 새로 만든 말이다. 독자(fan)들이 좋아 하는 시인의 작품이 인터넷에 하이퍼텍스트 형식으로 공개되고, 독자들은 시인 의 작품 중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마우스로 선택하여 자신의 시(poem)를 짤 막하게 지어 덧붙이는 방식으로 시 창작이 이루어진다. 시인의 작품에 덧붙인 139) 최동호. 이성우, 앞의 논문, pp.255-257. - 123 - 독자들의 시(fanpoem)는 저마다 독립적인 작품이면서 동시에 서로 하이퍼텍스 트 방식으로 연결된 한 편의 연작시 성격을 띠게 된다.140) 실제로 이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최동호의 「어린 아이의 굴렁쇠」, 장만호의 「김밥 마는 여자」 3편의 시가 나타난다. 여기서'팬 포엠 쓰기'를 클릭하면 다음과 같은 황동규의「즐거운 편지」를 볼 수 있다.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背景)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 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 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 는다. 이 사이트에서는 시와 관련된 자료를 살펴볼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구절을 골라 팬포엠을 쓸 수 있다.'관련된 자료보기'를 클릭하면 영화 [편지]에서 이 시 를 낭송하는 것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즐거운 편지 중 마음에 드는 구절을 골라 팬포엠을 작성할 수도 있다. 위의 시 중'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背景)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또는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140) 위의 논문, p.182. - 124 -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를 클릭하면 이 구 절에 대하여 자기의 팬포엠을 쓸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쓴 팬포엠을 볼 수 도 있다. 실제적인 예로 김민부가 2004년 11월 4일'사소한 사랑의 노래'란 제목으로 쓴 팬포엠을 살펴보자. 저를 사랑하시려거든 사랑을 증명하시지 마셔요 아무로 오른 일 없는 산을 제일 먼저 올랐다고 기뻐하지도 마셔요 매일매일 칫솔이 닳아 없어져도 슬프지 않듯 사소하게 그리운 사랑을 주세요 이와 같이 원문의 가지가 얼마든지 새로운 갈래로 확장되어 또 다른 시가 되 기도 한다. 종전의 작품에서 새로운 의미의 작품으로 표현되어진다. 이러한 시도는 시뿐만 아니라 사운드, 영상, 텍스트 등을 연결하는 하이퍼링크 로 이루어진 통합체적 서사가 인터넷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점차 언 어적 텍스트는 물론 동영상, 이미지, 사운드 등 멀티미디어적 요소를 가미하는 경향이 되어 간다. 즉 다양한 매체의 통합이라는 하이퍼미디어적 특성으로 인해 서 하이퍼텍스트 문학은 이제 미디어의 통합이 아니라 예술 장르의 통합으로까 지 논의되고 있다. - 125 -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 그 찬반 논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원본의 확정 문제라든지 저작권에 관한 문제들이 그 논의의 대상이며 또한 작가 와 독자간의 상호 작용이나 위상 변화는 작품 창작의 주체에 대한 혼란을 야기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하이퍼텍스트 시의 구조적 특성상 완결되기 보다는 분산되기 마련인 텍스트를 두고 문학성을 문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인과 독자들이 작품 창작 과정을 통해 상호 소통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시인, 독자로 그 성격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이 시도는 분명 획기적인 것이다. 이 새로운 시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그리고 그 유형의 개념을 소설 양식 으로 옮겨간 것이, 최혜실 교수가 주도하여 창작한 하이퍼텍스트 소설 「디지털 구보 2001」이다. 한국 최초의 본격 하이퍼텍스트 문학을 표방한 프로젝트 「디지털 구보 200 1」이 인터넷에 소개되었다. 등장인물 3명의 시각에 따라 시간대 별로 60개로 나뉘어져 있는 텍스트를 선택해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텍스트 안의 링크 된 단어를 마우스로 클릭해보면, 이 단어와 관련 있는 정보나 이미지, 음악으로 연결된다. 또한「디지털 구보 2001」은 이미지와 음악, 텍스트를 함께 배치하여 하이퍼 텍스트의 다매체성을 이용하고 디지털 동영상을 포함시킨 점, 게시판에 올려서 프로그램 진행자에게 선별되는 형태이긴 하지만 독자들의 이어쓰기를 가능하게 한 점 등은 하이퍼텍스트 문학으로 향해 가는 하나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141) 그러나「디지털 구보 2001」도 본격적인 하이퍼픽션과 비교해 보면 이 프로 젝트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독자가 구성해 나간다기보다는, 세 명의 시각에서 141) 유현주, 앞의 책,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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