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 아이와 함께 하는 목욕의 긍정 효과
" 빨간 고무 대야"
나의 어린 시절, 집에서 목욕을 할 때면, 커다란 빨간 고무 대야에 나와 형을 밀어 넣고, 어머니께서 우리들을 씻겨 주셨던 기억이 난다. 1주일에 한번 오는 목욕시간, 어머니께서는 고무대야의 물의 온도를 맞추기 위해, 목욕 시간 20분 전부터 큰 냄비에 물을 끓이셨다. 목욕 중간중간에도 혹여나 물이 차가워져 아들이 감기에 걸릴라, 따뜻한 물을 중간중간 부어 주셨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서부터는 형과 함께 목욕탕을 다녔는데, 목욕 끝나고 사 먹는 바나나 우유가 정말 맛있었다. 돌이켜 보면 일로 바쁘셨던 아버지와 함께 한 목욕에 대한 기억은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아빠와의 목욕의 필요성"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아빠와의 목욕은 아이와 정서적 교감 및 유대감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따뜻한 물에서 아빠와 살을 부대끼는 것이 아이의 옥시토신 호르몬을 분비하여 서로 간의 유대감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부터, 아이의 목욕은 최대한 아빠인 내가 시키려고 한다. 사실 목욕이라기보다는 아이와의 가벼운 물놀이에 가깝다. 힘들게 비누칠을 할 필요도, 머리를 감길 필요도 없다. 자연스럽게 물놀이를 하며 아빠와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딸아이는 눈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에 최대한 목욕이 아니라 놀이로서 접근하려고 한다.
나는 딸아이에게 플라스틱 페트병으로 할 수 있는 놀이를 알려 주었다.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페트병 중 하나만 물을 가득 담고, 비어 있는 또 다른 하나에 물을 옮겨 담을 때 물이 남거나 넘쳐 흐름을 보여주며 공간적인 개념을 설명해 줄 수 있다. 또한, 페트병에 물을 얼마나 채우느냐에 따라, 입으로 페트병 주둥이 부분을 불었을 때 달라지는 음의 높낮이를 보여주는 것도 간접적 음악 체험이 된다. 딸아이가 가장 재미있어하는 놀이는 서로의 등에 숫자를 쓰고, 어떤 숫자 인지 맞추는 놀이인데 아이의 감각 &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요즘 물안경을 쓰고하는 잠수 놀이도 시작하였다. 처음에 아이는 물안경을 쓰고도 물속에서 눈을 뜨는 것을 무서워하였다. 수영을 배웠었던 나는, 이때 자연스럽게 수영의 기본 호흡법인, "으음파아"를 알려주었다. 물에 들어갔을 때 코로 숨을 내뱉으며, 큰소리로 "으음", 물밖으로 나왔을 때 입 주변의 물기를 뱉으며 "파아"라고 외치며 재빨리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다. 아빠가 시범을 보여주면 아이는 재미있어하며, 곧잘 따라 한다.
" 아빠 지구를 지키자"
나의 어린 시절, 봄이 되면 어김없이 중국발 황사가 날아왔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노란 먼지가 뒤덮였지만, 그때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여름철 장마 기간 동안, 비가 많이 와서 살던 동네가 물에 잠겼을 때에도, 단순히 비가 많이 왔었구나, 또는 동네 어른들께서 말씀하시는 배수 처리 시설이 안 좋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지금의 모든 이상 기후는 지구 온난화로 설명할 수 있어 아이에게 설명하기에는 쉽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환경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 딸아이가 일본에 있었을 때, 초 특급 태풍으로 인해 피난소로 대피를 갔었던 적이 있다. 엄청난 바람과 강우로 인해서 많은 재산,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으며, 그날 이후 딸아이는 태풍, 미세먼지, 기상변화 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아빠, 지구가 왜 아파?"
"사람들이 지구를 아프게 하기 때문이야, 우리가 쓰고 있는 페트병, 그리고 물을 낭비하는 것도 지구를 아프게 하는 거지."
"아빠 그러면, 우리 지구를 아프게 하지 말자."
목욕할 때 물을 아껴 쓰는 것도 지구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딸아이는 요즘 스스로 욕조 물로 몸을 씻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나 또한 아빠로서의 본보기로 욕조의 물로 목욕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행동은 환경에 대한 교육 목적으로도 유용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물 사용료 및 가스 비용을 아끼는 데에도 도움되었다. 이렇듯, 욕조에서의 시간은 다양한 놀이와 이야기를 통해 아이의 신체적/정서적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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