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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vs 철학 : 12장 기억은 긍정적인가?

철학 vs 철학 : 12장 기억은 긍정적인가?

12. 기억은 긍정적인가?: 피히테 VS 니체

플라톤을 가볍게 넘어갔던 동양의 전통

일찍부터 망각에 대해 사유했던 동양철학과는 달리

서양철학사의 경우 들뢰즈에 이르러 망각과 기억이란 쟁점이 진지하게 다시 숙고되기 시작했다.

들뢰즈는 망각의 힘에서 생성의 존재론을 구축하려고 시도했는데, 이 뜻은 연결 관계에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과거와의 연결 관계를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들뢰즈는 자의식이 강할수록 세계와의 연결이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 자의식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서 망각이라 함은 타자와의 소통을 방해하는 '의식의 자기 동일성'만을 잊으려는 것이지, 삶 자체의 능동성을 잊으려는 것이 아니다.

들뢰즈 이전에 망각의 문제를 긍정했던 철학자로서 니체가 있는데 그의 사유는 장자나 불교의 사유와 강하게 공명한다.

하지만 니체의 사유를 알기 전에 니체와 반대로 기억을 세계 경험에 대한 최고 수준의 기능으로 긍정했던 철학자 피히테에서 먼저 알아보자.

피히테: "주체나 세계는 모두 기억이 만든 것이다."

물자체라는 외부가 존재했던 칸트와 달리 피히테는 모든 것은, 혹은 모든 학문은 자기의식에 기초하는 것으로 더 철저하게 사유되기 시작한다.

피히테는 인간 사유는 오직 자기의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자기를 의식한다는 것, 그것은 바로 기억한다는 의미이다.

자기의식을 설명하는 방법은 대상의 동일성에서 바로 자아의 동일성으로 이행하는 방법이다.

나(과거)=나(현재)가 가능해야만, A(과거)=A(현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기의식은 과거의 나가 현재의 나와 같다는 의식이다. 결국 자기의식이란 것은 기억의 능력으로 요약될 수밖에 없다.

니체: "망각만이 창조와 생성을 가능하게 한다."

과거의 기억들이 정신에 가득 차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낯선 것으로, 그래서 불편한 것으로 경험한다.

음식이 위에 일정 정도 머물러야 하는 것처럼, 일시적인 기억은 우리의 정신을 건강하게 한다.

하지만 새로운 사건의 장에 들어갔을 때, 과거 사건들의 장에서 얻은 기억은 제거되어야 한다.

• 낙타는 과거 기억을 짊어지고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상징한다.

→ 대다수 사람들은 가족제도나 국가제도에 의해 훈육되고 길들여진다. 이 단계에서 개체들에게 가장 중시되는 덕목은 '기억'의 능력이다.

• 사자는 자신을 제외한 어떤 것도 짐으로 지려고 하지 않는 존재이다.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그리고 일체의 외부적 압력을 거부하는 자유정신을 상징한다. 새로운 창조를 위한 자유의 쟁취를 해낼 수 있는 존재이다.

→ 어느 정도 성숙한 인간은 자신의 짐들이 자신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자각한다. 이때 낙타는 비로소 사자가 된다.

• 어린아이는 순진무고요 망각이다.

→ 기존의 가치를 망각해야 자신에게 내재한 '힘에의 의지'를 새롭게 표현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우리는 내면에 각인된 억압적 기억을 의식하기는 힘들다. 이때 니체는 우리에게 억압적 기억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기억을 새롭게 만들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고찰

비인칭성, 새로운 자아 탄생의 계기

우리는 생성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다르다.

우리는 타자와 마주쳤을 때 그 흔적으로 다른 '나'를 갖게 된다.

하지만 피히테는 자서전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생각을 가짐. 인식의 밑바닥에는 의식의 자기동일성, 즉 나는 나다라는 인칭성이 전제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인칭성은 그 자체로 추구되는 것이 아니라, 타자에 맞는 새로운 인칭성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일 뿐이다.

과거의 나나 현재의 내가 같다는 착각은 모두 '나'라는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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