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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 번역, 백수와 프리랜서 사이 그 어디쯤

샘플 번역, 백수와 프리랜서 사이 그 어디쯤

샘플 번역 1. 후속 도서 역자 선정? 좋다 말았네.

저번 도서 번역 마감 주간에

에이전시에서 후속 도서 샘플을 보내주셨다.

'후속 도서'​라는 단어는

샘플 테스트라는 관문을 남겨두고도

뭔가 벌써 내가 번역할 책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을 이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보다 기존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행복이가 빨리 등원했으면... 제발...)

그래서 아주아주 공손하게, 정말 죄송하다고,

지금 책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회신했었다.

1.15.(금) 마감일.

번역본을 보내자마자,

에이전시에서 한 주 기한을 미뤘다면서

동일한 도서를 보내주셨다.

"오!! 정말 감사합니다."

전 세계 무역 전쟁에 대한 책인듯했고,

경제 용어들만 체크하면 재미있게 읽을 책인 것 같았다.

그리고 번역도 나름 잘 풀렸다.

제출하고 그 다음날.

에이전시에서 전화가 왔다!

보통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기에,

전화는 아주 긍정적인 메시지일 확률이 높았다!

"이번 도서 역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렇게 연달아 하게 돼서 잘 됐어요.

이럴 때 더 잘 해야 합니다!"

오예!

같이 기뻐해 주는 듯한

에이전시 담당자분의 목소리가 고마웠다.

전화를 끊은 즉시, 엄마와 오빠(신랑)에게 얘기했다.

엄마는 행복이를 낮에 좀 봐주겠다고 했고,

오빠는 실력이 늘었나 보다고, 샘플 보기만 하면 된다고 나를 띄워줬다.

어깨가 들썩들썩, 입꼬리가 씰룩씰룩.

20분 뒤, 메일함.

출판사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내일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메일.

전화가 아닌 메일.

© rojekilian, 출처 Unsplash

아... 입이 방정이지,

좀만 참을 걸 ㅠㅠ

그렇게 또 방정맞게

난 또 착오가 있다고, 안 된 것 같다고

엄마와 오빠에게 전해야 했다.

(아... 그 뻘쭘함이란...)

결국 다른 역자가 선정됐다.

다른 역자분이 쓰신 번역본과 비교해볼 때

느끼는 바가 있다.

아, 이렇게 매끄럽게, 이런 표현, 이런 문체로도

번역할 수 있구나.

그래도 아쉬웠다.

경제용어는 내가 더 정확하게 쓴 것 같은데,

문체가 출판사 취향이 아니었나.

아무튼 이렇게 에이전시의 착오로

후속 도서 역자로 선정됐던 나는 20분 만에

다시 일감을 찾아야 하는 백수가 되었다.

(에이전시 담당자분이 내 프로필을 보내달라는

출판사 메일을 선정 메일로 보셨다는...

뭐 내가 되길 바라셔서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까 하니,

엄마는 또 참 긍정적이라며 ㅋㅋㅋㅋ)

샘플 번역 2. 다시 실력

1.22.(금) 저녁, 에이전시에서 샘플을 받았다.

음, 이번에도 경영 도서, 좋은 서비스 디자인에 관련된 책이었다.

지난 샘플과 달리, 술술 읽히지가 않더니만,

번역문도 술술 못 쓰겠다.

번역 수업을 들을 때,

'영어 구조가 보이지 않는 문장이 좋은 번역'이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번역은 구조가 보인다.

잘 못했다는 의미다.

다시 써보고, 고쳐도 잘 안 읽힌다.

본문 사례에 나온 외국인 인명 표기도 눈에 거슬리고,

표현도 부자연스럽기도 하고.

그렇게 또다시 아직 부족한 실력을 깨닫는다.

샘플 마감 당일 저녁,

바로 결과를 받았다.

역시나 다른 역자가 선정되었고,

그분의 번역을 보며 내 문장과 비교할 수 있었다.

© brett_jordan, 출처 Unsplash

선정된 역자분의 글은 술술 읽혔다.

다시 실력의 문제다.

백수냐, 프리랜서냐.

본사 지방 이전으로 의도치 않은 육아휴직,

휴직이 끝나도 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서

갑작스러운 '백수' 생활을 나​는 참으로 힘들어했다.

하고 싶었던 번역 공부하면서 좀 쉬라는 남편의 말에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던 2020년이었다.

이렇게 나는 또다시 일이 없는 백수가 되었다.

잠깐, 백수가 뭐지?

국어사전을 다시 보자.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건달???

나는 돈 한 푼은 있고

(못 벌면 없는 건가?)

빈둥거리지는 않는다.

놀고먹지도 않으며

건달도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백수가 아니다.

(정말 아닐까? 아닌 게 맞겠지? 아니라고 믿고 싶다.)

내가 나를 백수라고 생각할 때,

내 자존감은 떨어졌다.

10년 회사 생활의 부작용인가 보다.

온갖 감정이 폭발했던 2020년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

백수 대신 '공부하는 프리랜서'라고 부르기로 했다.

일이 없는 기간에도 할 일은 많다.

문법책도 다시 보고, 영어 표현, 우리말 바로 쓰기,

원서 읽기, 번역 기획서 쓰기 등등.

나는 학창 시절부터 머리가 좋은 것 같지는 않고

하는 만큼 결과를 얻었던 노력파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노력에 대한 성과, 뿌듯함을 알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내 탓이라는 것도 안다.

샘플 번역, 잘 해서 되면 너무 좋겠지만,

그걸로 일희일비하지는 않기로 하자!

아직 회사 밖은 처음이라

신생아처럼 겨우 팔다리를 흔들고 있다.

아직 자리 잡지 못한 회사 밖 정체성에

멘탈이 쉽게 흔들거린다.

뒤집고, 구르고, 잡고 일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공부하는 프리랜서 멘탈 강화! 실력을 키우는 게 답이다.

from http://happy-go-lucky.tistory.com/9 by ccl(A) rewrite - 2021-03-01 07: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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